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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 감정을 느끼는 법을 배운 아이들

by 실리뽀 2025. 4. 27.

『아몬드』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 감정을 느끼는 법을 배운 아이들

1. 책 소개

『아몬드』(손원평 著)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가 세상과 마주하며 감정을 배우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입니다. 반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조제 마우로 지 바스콘셀로스 著)는 브라질의 가난한 다섯 살 소년 제제가 너무 일찍 삶의 고통과 슬픔을 알아버리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정반대의 방식으로 ‘감정’을 다루지만, 두 소설 모두 결국 인간이 ‘사랑’을 통해 회복된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2. 줄거리 요약

『아몬드』

윤재는 선천적 뇌 구조 문제로 공포, 슬픔, 기쁨 같은 기본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어머니와 할머니의 보호 아래 비교적 조용한 삶을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세상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는 괴짜 친구 곤이, 고양이 같은 소녀 도라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감정을 ‘이해’하고 ‘선택’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윤재가 사람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존재로 성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제제는 다섯 살 소년이지만, 누구보다 어른스럽고 외롭습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가난한 가정, 무관심한 어른들 속에서 제제는 늘 자신만의 상상 속 세계에 머무릅니다. 그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는 존재는 라임오렌지나무 ‘밍기뉴’와, 상냥한 어른 ‘포르투가’. 그러나 그마저도 삶의 가혹함 앞에서 이별을 맞이합니다. 너무 일찍 상실과 죽음을 경험한 제제는, 고통 속에서 서서히 세상과 화해해 나가는 법을 배웁니다.

3. 감정의 결핍 vs 감정의 과잉

『아몬드』의 윤재는 감정이라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조차 모른 채 태어난 인물입니다. 그는 폭력과 상처 속에서도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갑니다. 이 과정은 ‘공감 능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반대로 제제는 너무 많은 감정을 너무 어린 나이에 알아버립니다. 상상력으로 고통을 견디는 그는 현실을 부정하면서도, 결국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성장합니다. 둘 다 감정에 서툰 아이들이지만, 윤재는 감정에 접근해 가는 존재고, 제제는 감정을 버티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 두 아이는 모두 사랑을 통해 인간다움을 회복합니다.

4. 인상 깊었던 문장

『아몬드』

“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건 할 수 있다.”

윤재는 감정이 없는 존재가 아닌, 감정이 ‘형성’되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그의 고백은 단지 의학적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와 선택의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나는 어른들의 슬픔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러자 내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았죠.”

제제의 말은 다섯 살짜리 아이가 세상의 어둠을 직면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이해가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는 건, 그의 곁에 사랑해 주는 어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5.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이 두 작품은 감정의 세계에서 ‘성장’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묻습니다. 감정을 모른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며, 감정을 너무 많이 느낀다고 해서 약한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 주고, 내가 누군가를 이해해 보려는 순간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하거나, 너무 쉽게 소비되는 감정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두 아이의 이야기는 감정이 ‘선택’이고, ‘과정’이며,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진실을 말해줍니다.

6. 마무리 및 추천 대상

다음과 같은 독자들에게 이 두 책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 감정 표현이 어렵거나 서툴다고 느끼는 사람
  • 청소년 성장 서사에 관심 있는 독자
  • 감정과 공감, 그리고 상처를 문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

『아몬드』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세상의 외로운 아이들에게 건네는 문학의 따뜻한 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