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재명의 길』을 통해 본 현대 정치인의 초상: 삶, 투쟁, 리더십의 진실

by 실리뽀 2025. 5. 2.

『이재명의 길』을 통해 본 현대 정치인의 초상: 삶, 투쟁, 리더십의 진실

1. 박시백 화백의 귀환, 그리고 이재명을 그리다

『조선왕조실록』으로 한국 현대 역사 만화의 기준을 세운 박시백 화백이 2025년, 정치 평전 『이재명의 길』로 돌아왔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인물 전기가 아닙니다.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시작해 대선 후보까지 오른 한 정치인의 궤적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의 본질을 묻는 현대적 성찰의 기록입니다.

개발독재, 민주화, 외환위기, 양극화와 부동산 문제까지, 본인의 삶과도 겹치는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한 남자의 길은 곧 우리의 길이기도 합니다.

 

2. 가난과 고통의 시간, 그를 만든 건 상처였다

박시백은 이재명의 유년기를 ‘상처로 이루어진 시간’이라고 묘사합니다. 성남 상대원동의 공장지대, 가난한 가정, 산업재해, 차별 —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극한의 현실을 온몸으로 겪습니다.

이는 단순한 동정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은 그 고통을 통해 형성된 ‘투쟁적 리더십’의 기원을 보여줍니다. 정치인의 뿌리에는 단지 권력욕이 아니라, 삶의 절벽에서 움튼 생존 의지가 있다는 것이죠.

이재명은 고졸 검정고시로 대학을 들어가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했던 초기 변호사 시절은 그의 정치 인생에 중요한 가치관적 뿌리가 됩니다.

3. 투쟁의 리더십, 협치의 그림자

박시백은 이재명의 리더십을 ‘투쟁적’이라고 명확히 규정합니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보여준 정책 추진력은 ‘돌파형’이었지만, 동시에 야당·언론·관료와의 갈등은 극심했습니다.

 IMF 이후 구조조정의 시대를 살아낸 이들에게 ‘돌파력’은 생존의 키워드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지속 가능한 정치는 협력과 신뢰 위에서 가능하다는 진실 또한 잘 압니다.

『이재명의 길』은 이 딜레마를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투쟁의 정치는 때로 유권자를 열광시킬 수 있지만, 그 후의 조정과 협상은 또 다른 자질을 요구합니다. 박시백은 바로 그 지점을 통해 ‘이재명의 인간적 딜레마’를 묘사합니다.

4. 대선과 사법 리스크, 정치인의 삶은 언제나 투명한가?

『이재명의 길』은 이재명의 대선 패배와 그 이후의 검찰 수사 국면을 상세히 다룹니다. 특히 야당 대표가 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터지는 수사, 공방, 언론 프레임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공적 부담’을 드러냅니다.

박시백은 여기서도 특정 정치적 입장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정치인의 도덕성과 사생활, 정책과 비전, 그 균형을 우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이는 곧 민주주의의 본질을 묻는 질문입니다. 정치가 완벽한 인간을 요구할 수 있는가? 실수 없는 정치인이 존재하는가? 우리 사회가 정치를 보는 눈은 얼마나 성숙한가?

5. 박시백의 글쓰기,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다

『조선왕조실록』으로 역사를 그렸던 박시백은 이제 현대 정치인을 통해 다시 한번 ‘시민의 눈’으로 시대를 해석합니다. 그의 글은 날카롭지만 선동적이지 않고, 비판적이지만 냉소적이지 않습니다.

그는 이재명의 정치 여정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진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민운동, 지역 자치, 중앙 정치로 이어지는 구조는 곧 오늘의 정치가 형성된 배경을 보여주는 중요한 도식입니다.

특히 그는 우리가 겪어온 시대와 이재명의 여정을 교차시키며, 개인과 정치, 역사의 관계를 조망합니다.

6. 정치 서사에서 인간 서사로

『이재명의 길』은 정치인 이재명에 대한 기록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한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실패와 회복, 고통과 책임, 선택과 후회의 연속입니다.

이 책은 정치인에 대한 단순한 옹호나 비판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의 선택과 판단, 정치에 대한 관심과 무관심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정치적 자아 성찰의 기회입니다.


참고문헌 및 자료

  • 박시백, 『이재명의 길』, 돌베개, 2025
  • 이재명 인터뷰 자료집, 『정치란 무엇인가』, 한겨레출판
  • 시사IN, 한겨레, 경향신문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