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펼치는 순간, 새로운 시선이 열리다
김정운 작가의 『창조적 시선』은 단순한 인문학 책이 아닙니다. 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 속에 담긴 내용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창조"라는 개념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만듭니다. 이 책은 인류 최초의 창조 학교 바우하우스를 중심으로, 예술과 디자인, 교육, 그리고 인간의 인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김정운 작가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지적인 문체였습니다. 학술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다정히 말을 거는 듯하여 무거운 내용을 쉽게 받아들이게 해주었습니다.

2. 창조란 무엇인가 - 편집의 미학
이 책의 핵심 개념 중 하나는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문장입니다. 기존의 것을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맥락에서 재구성하는 것이 진정한 창조라는 통찰은 제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작가는 바우하우스의 사례들을 들며, 창조성이란 개인의 재능이나 영감이 아니라 시대와 문화 속에서 ‘의미’를 재편집하는 능력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바우하우스의 교육 시스템이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닌 사고의 틀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현대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느꼈습니다.
3. 바우하우스를 통한 창조성의 역사
『창조적 시선』은 단순히 바우하우스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운동이 촉발된 역사적, 철학적 배경까지 치밀하게 조명합니다. 바우하우스가 등장하게 된 독일 사회의 시대상,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세계적인 예술 사조로 확장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습니다. 특히 126개의 시각자료는 글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개념들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어, 학습적인 흥미를 더해줍니다.
4. 우리가 ‘창조적’이어야 하는 이유
이 책을 읽으며 저 역시 ‘나는 얼마나 창조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을 갖는 것이 창조의 본질이라는 작가의 말은,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직장이나 일상, 혹은 인간관계 속에서도 창조적인 사고는 유연한 문제 해결과 감정의 회복력을 길러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5. 가장 감명 깊었던 구절
“창조는 천재의 영감이 아니라, 반복된 편집과 실패의 결과다.”
이 구절은 창조성을 추상적인 감정이 아니라, 실천과 사고의 습관으로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각을 재편하는 사람만이 진짜 ‘창조적 시선’을 가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6.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렌즈
『창조적 시선』은 예술이나 디자인 전공자 보다 오히려 일상에서 무언가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창조란 거창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용기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덮은 후에도 머릿속에 오래 남는 통찰과 질문들, 그리고 무엇보다 ‘생각하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게 해준 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