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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꼭 읽어야 하는 고전

by 실리뽀 2025. 7. 16.

《동물농장》 – 권력은 왜 타락하는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적은 분량의 간결한 어체를 사용하여 단순해보이나, 실상은 현대 정치와 사회의 본질을 꿰뚫는 깊이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권력, 선동, 기억의 왜곡, 순종과 자율성에 대해 누구보다 날카로운 시야를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45년 출간 당시에는 소련의 전체주의를 풍자한 정치 우화였습니다. 아래의 글은 이 책이 왜 지금 읽어야 하는 고전인지 천천히 풀어가 보겠습니다.

1. 혁명은 정말 평등을 위한 것이었을까?

소설은 ‘매너 농장’에서 시작됩니다. 인간 주인 존스를 쫓아내고 동물들 스스로의 체제를 세우며, 이 혁명은 “자유”와 “평등”을 목표로 시작합니다. 늙은 돼지 올드 메이저는 “인간은 착취자이며, 동물끼리는 연대해야 한다”는 연설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념적 이상주의는 반란으로 이어지고, 동물들은 스스로 '동물농장'이라는 체제를 만들어 냅니다. 초기에 모든 동물은 규칙 아래 평등했으며, 일한 만큼 나누고, 각자의 몫을 정당하게 누렸습니다.

하지만 그 혁명의 목적은 정말 ‘모두의 평등’이었을까요? 아니면 권력을 가진 소수가 다수의 고통 위에서 지배하려 했던 또 다른 형태의 쿠데타였을까요?

2. 돼지는 왜 지배자가 되었는가?

농장에서 가장 똑똑한 동물이었던 돼지들은 교육을 독점하며 주도권을 잡아갑니다. 나폴레온과 스노우볼은 리더로 떠오르며, 서로 다른 전략으로 농장을 이끌어갑니다.

스노우볼은 지식과 설득을 바탕으로 농장의 발전을 꿈꿉니다. 반면에, 나폴레온은 개들을 길들여 권력의 도구로 삼으며 스노우볼을 몰아낸 뒤 독재자로 군림하게 됩니다.

돼지들은 자신들이 ‘생산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식과 통치라는 명분으로 더 많은 음식과 권력을 누립니다. 매우 교묘하게 스스로를 관리자이자 사상 지도자로 포지셔닝하며, 지배를 정당화하고 통제를 가속화합니다.

3. 왜 동물들은 그들을 의심하지 않았을까?

《동물농장》의 가장 씁쓸한 장면은 동물들이 자신의 삶이 점점 피폐해지는데도  나폴레온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돼지들이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규칙을 슬며시 바꾸어도, 대부분의 동물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이는 "무지한 다수"의 위험성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며, 특히 말 복서는 이를 상징합니다. 그는 늘 “더 열심히 일하자”, “나폴레온은 옳다”고 반복하며 의심 없이 체제에 순응합니다. 그 결과, 비극적으로 복서는 병들자 도살장으로 보내졌습니다. 그의 충성은 아무런 대가 없이 이용당한 것이죠.

4. 언어는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가?

나폴레온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스퀼러라는 말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조작’합니다. 그는 가짜 통계를 내고, 과거의 사실을 바꾸며 동물들의 기억을 통제하려 합니다.

초기 7계명은 변형되어 점점 애매하게 바뀌며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문장 뒤에는 “하지만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는 구절이 추가됩니다.

“그들은 기억을 상실한 채, 그때그때 주어진 해석에 순응했다.” – 본문 중

이는 언어와 정보가 어떻게 통치 수단이 되는지를 아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현실에서도 언론과 SNS, 데이터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5. 인간과 돼지는 무엇이 달랐는가?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도 충격적입니다. 인간과 돼지가 함께 식사를 하고, 건배하며 농장의 지배 구조를 논의합니다. 그 장면을 몰래 엿본 동물들은 더 이상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구별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서로 닮아 있었고, 점점 더 닮아갔다.” – 마지막 문장

돼지는 인간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던 ‘착취와 지배’를 그대로 흉내 내고 반복하면서 기존의 억압 체제를 그대로 복제해냈습니다.

이 장면은 '권력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타락하게 되어 있으며, 혁명과 이상이 얼마나 쉽게 권력의 먹이로 전락하는지를 보여줍니다.

6. 우리는 여전히 동물농장 속에 살고 있는가?

조지 오웰은 인간의 본성을 가혹한 시점으로 보여줍니다. 권력의 구조는 시대와 방식만 달리할 뿐, 언제나 존재해왔습니다.

정보의 과잉 속에 오히려 무지해지는 지금, 《동물농장》은 더 이상 과거의 정치풍자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언어를 조심해야 하고, 우리의 기억을 점검해야 하며, 맹목적인 충성보다 비판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조지 오웰은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사실을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진실을 ‘잊은 척’하며 살고 있는가? 나도 모르게 권력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 건 아닌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끊임없이 반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