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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 되기 프로젝트

스콧 하클리 『인문학 이펙트』 : 경영학 전공자를 위한 추천도서

by 실리뽀 2025. 10. 21.

스콧 하틀리 『인문학 이펙트』 리뷰 – 기술 시대, 왜 다시 사람을 말하는가

서론: 기술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줄 알았던 시절

어느 순간부터 “미래 = 기술”이라는 공식이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살아남을 것 같고, 데이터 분석을 못하면 뒤처질 것 같고, 인문학이나 철학은 ‘여유 있을 때나 읽는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한때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더 많은 기술을 알고, 더 빠르게 도구를 다루는 사람이 곧 경쟁력 있는 사람이라고요.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은 생각보다 기술만으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실 안에서 갈등이 생기는 이유, 고객이 서비스에서 이탈하는 이유, 숫자상으로는 성공인데 팀이 계속 지쳐가는 이유…. 이런 고민들은 엑셀 함수나 코딩 스킬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때 만난 책이 바로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 스콧 하틀리의 『인문학 이펙트(The Fuzzy and the Techie)』였습니다.

이 책은 기술의 시대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렇다면 그 기술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쓰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집요하게 던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투자자가 말하는 인문학의 힘

스콧 하틀리는 수많은 스타트업과 창업자를 지켜본 투자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술 경쟁력만 뛰어난 팀이 성공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말합니다. 치밀한 알고리즘보다, 사용자의 불편을 먼저 느끼고 공감하는 감수성, 사회적 영향을 고민하는 태도를 가진 팀이 더 오래 살아남는 경우를 직접 봐 왔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그는 흔히 “인문학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축으로 놓고, 엔지니어·개발자 같은 “기술 중심 인재”와 나란히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 사례를 통해, 인문학적 질문과 기술적 해결이 만나야 비로소 의미 있는 혁신이 탄생한다고 주장합니다. 단순히 코드를 짜는 능력이 아니라, “이 기술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 것인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 진짜 경쟁력이라는 것이죠.

“인문학은 쓸모없다”는 편견을 뒤집는 방식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솔직히 “쓸모”일 겁니다. 취업 공고 어디에도 “철학과 우대”라는 말은 잘 보이지 않고, 기술·경영·데이터 같은 키워드만 넘쳐 나니까요. 『인문학 이펙트』가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이 편견을 이론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뒤집는다는 점입니다.

하틀리는 여러 기업들을 예로 들며, 사용자 경험(UX), 윤리적 판단, 사회적 책임과 같은 문제를 다룰 때 인문학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같은 기능을 하는 앱이라도, 어떤 문장으로 이용자에게 말을 거는지, 어떤 데이터를 어디까지 수집할 것인지, 알고리즘이 특정 집단에게 불리하게 작동하지는 않는지 등의 문제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답을 갖게 됩니다.

이 책은 그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코드를 짜는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 기술을 몰라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꾸준히 상기시켜 줍니다.

경영학 전공자와 직장인이 이 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특히 경영학 전공자나 스타트업·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경영학은 숫자를 많이 다루는 학문이지만, 정작 숫자 뒤에 있는 사람을 놓치면 모든 의사결정이 휘청거립니다. 매출 곡선은 오르는데 고객 만족도는 떨어지고, 성과는 좋은데 팀 분위기는 점점 나빠지는 상황은 낯설지 않죠.

『인문학 이펙트』는 그런 갈피 잡기 어려운 순간들에서 다시 사람을 중심에 놓으라고 조언합니다. 어떤 전략을 세울 때 “우리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가”만 묻지 말고, “이 전략이 고객과 사회에 어떤 의미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함께 던져야 한다고요. 이는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 관점, ESG, 지속 가능성과도 연결됩니다.

보다 실무적으로 보면, 이 책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때 인문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 모음집에 가깝습니다. 숫자와 기술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기회와 리스크가, 사람을 중심에 두고 다시 바라보는 순간 서서히 드러납니다.

기술은 수단, 목적은 사람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

“기술은 수단일 뿐, 목적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문장은 이제 꽤 흔하게 소비되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문장이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단지 사람을 중시하자는 감성적인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전략과 제품 설계, 조직 운영의 기준을 바꾸는 문장처럼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한다고 해봅시다. 우리는 보통 “어떤 기능을 넣을까?”, “어떤 기술을 쓸까?”부터 고민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목적에 두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이 서비스는 누구의 어떤 문제를 덜어주려는가?”, “누가 이 기술로 가장 큰 도움을 받게 될까?”,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같은 질문이 먼저 나옵니다.

스콧 하틀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인문학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철학·역사·사회학·심리학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져온 학문입니다. 이 질문이 없으면 기술은 방향을 잃고, 때로는 사람을 돕는 대신 소외시키거나 상처 입히기도 합니다. 기술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그래서 더 많이 “사람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책을 덮고 난 뒤, 나에게 남은 질문들

『인문학 이펙트』를 다 읽고 나서, 저는 제 일과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일을 할 때 “얼마나 잘해낼 수 있는가”보다 “누구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를 먼저 떠올려본 적이 얼마나 있었나, 나의 선택이 만든 영향을 제대로 상상해본 적이 있었나 하는 질문이 남았습니다.

이 책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해답을 찾는 방식”을 바꾸게 합니다. 더 많은 도구를 찾기보다, 지금 손에 쥔 도구들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힘. 그 힘이 바로 인문학이 줄 수 있는 이펙트라고, 저는 이 책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이 책이 꽤 오래 마음에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 코딩·데이터 공부를 하면서 “이걸 어디에 써야 하지?”라는 의문이 드는 분
  • 경영학·경제학을 전공하지만, 숫자 뒤의 사람이 궁금한 분
  • 스타트업을 준비하며 “좋은 아이템”보다 “좋은 문제 설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창업자
  • 기술 발전의 속도가 두려울 때,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싶은 직장인

『인문학 이펙트』는 기술을 몰라도 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술과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이기에, 사람에 대한 공부와 질문이 필수가 되었다고 조용히 강조합니다.

마무리 – 도구보다 사유의 힘을 키운다는 것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도구를 배우고 있습니다. 업무 자동화 도구, 협업 툴, 최신 앱과 플랫폼…. 하지만 도구는 금세 바뀌고, 지금 유행하는 기술이 몇 년 뒤에도 유효할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스콧 하틀리가 말하는 “인문학 이펙트”는 꽤 현실적인 제안입니다. 쉽게 낡지 않을 능력, 도구가 달라져도 계속해서 쓸 수 있는 힘, 바로 사람을 이해하고 질문을 던지는 능력입니다.

기술의 속도가 버거워질 때, 그 속도를 따라잡는 대신 잠시 멈춰 서서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나는 어떤 사람을 위해, 어떤 세상을 상상하며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인문학 이펙트』는 그 질문에 답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 생각보다 단단한 나침반이 되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