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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상처받는 어른을 위한 책 3선

by 실리뽀 2025. 6. 25.

상처받은 어른들을 위한 책들 – 무너졌던 날 나를 지켜준 문장들

어른이 되면 감정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흔들려도 아무렇지 않은 척, 아파도 멀쩡한 척, 그렇게 살아가야 진짜 어른이라도 되는 냥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버티는 날들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점점 고장 나기 시작했다. 아무 일 없는 하루가 벅차고, 말 한마디에 주저앉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책을 폈고 거기서 내 감정이나 아픔과 닮은 이야기를 마주할 때,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를 느낀다. 여기, 무너졌던 날에도 나를 지켜준 세 권의 책이다.

1.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 정여울

정여울 작가는 말한다. “상처는 나쁜 것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입니다.” 이 책은 고통을 무시하거나 극복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그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껴안으라고 말해준다.

우리는 단단한 어른으로 보이고자 상처를 숨기며 산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 상처까지 나라는 사람의 일부’ 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매 장을 넘길 때마다 다정하고 조용한 위로를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말보다 조용한 문장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걸 깨닫게 해 준 책이다.

2.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이 책은 기분부전장애를 앓고 있는 저자가 정신과 의사와 나눈 상담 기록들을 그대로 엮은 에세이다. “나는 감정을 숨기며 살아왔고, 그래서 더 아팠다.” 그녀의 고백은 나의 고백이기도 했다.

특별한 문학적 장치도, 화려한 수식도 없는 책이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그의 일상이 더 진심으로 와닿았다. 상담실 안의 짧은 문장들이, 고독하고도 피로했던 나의 긴 하루를 끌어안아주는 느낌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감정을 말로 꺼내며 공감받는 것이 얼마나 큰 치유가 될 수 있는지 처음으로 느꼈다.

3.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 김신회

하루하루가 무기력한 날,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김신회 작가는 일상의 작은 쉼표를 통해 지친 우리에게 말한다. 쉴 자격이 있다고.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을 자주 느끼는데, 이 책은 그런 감정을 조용히 달래준다. 잠깐 멈춰도 괜찮다고, 꼭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고, 어른이라는 이름 아래 눌려 살아가는 여린 마음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감정을 감추지 않아도 되는 하루

이 글에 담은 세 권의 책은 모두 무너지는 순간에도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상처는 누구에게나 있고, 그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용기라고 말해준다.

이 책들이 잠깐의 위로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감정을 감추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공간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도망칠 수 있는 안전가옥이 되길 바란다. 오늘 당신의 하루가 다른 날 보다 조금 더 버거웠다면, 한 권의 책에게 꼭 위로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