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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 되기 프로젝트

줄리언 반스의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 이해하지 못해도 사랑할 수 있을까

by 실리뽀 2025. 10. 14.

줄리언 반스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 이해하지 못해도 사랑할 수 있을까

삶의 우연, 관계의 오해,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줄리언 반스의 소설. 이 책은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며 살아가는지를 조용히 묻습니다.

1. 이해의 한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우리는 종종 “너를 이해해”라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줄리언 반스의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세 개의 이야기를 통해 그는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줍니다. 일상의 오해와 우연을 세밀하게 풀어내며, 삶이 결코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담담히 드러냅니다.

2. 첫 번째 이야기 – 가까움이 만든 거리

첫 번째 이야기는 오랜 세월을 함께한 부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남편은 아내를 완벽히 안다고 믿지만, 어느 순간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균열이 시작됩니다. 가까움이 반드시 이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작가는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사랑하지만 가끔은 알 수 없는 사람, 그 모순 속에서 인간적인 감정이 피어납니다. 독자는 자신의 관계를 떠올리며 ‘진정한 이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3. 두 번째 이야기 – 우연이 이끄는 삶

두 번째 이야기는 한 남자가 겪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우연한 만남, 계획에 없던 선택들이 그의 삶의 방향을 바꿉니다. 독자는 “삶의 흐름을 결정하는 건 나일까, 아니면 우연일까?”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되죠.

줄리언 반스는 운명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독자는 그의 문장을 따라가며 삶이 얼마나 통제할 수 없는 우연 위에 놓여 있는가를 느끼게 됩니다.

4. 세 번째 이야기 – 이해하지 못해도 사랑할 수 있을까

마지막 이야기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그립니다. 부모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싸려 하지만, 자식은 그 사랑을 부담으로 느낍니다. 세대 차이와 감정의 벽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죠.

반스는 묻습니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사랑할 수 있을까?” 그 답은 간단하지 않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 속에서 인간다움이 태어납니다.

5. 줄리언 반스의 문체 – 절제된 감정과 깊은 여운

줄리언 반스의 글은 간결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감정의 폭발 대신, 조용한 문장 속에서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세 개의 독립된 이야기는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우연과 이해, 그 사이에 인간이 있다.”

6.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줄리언 반스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기억과 후회를 중심으로 한 내면적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두 작품을 함께 읽으면 그의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7. 마무리 – 우연과 이해 사이의 사랑

『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는 단순히 우연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로서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며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완벽한 이해가 없더라도, 그 빈틈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이 바로 사랑임을 알려줍니다.

삶의 의미를 조용히 되짚고 싶은 날, 이 책은 그 시간을 함께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