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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 되기 프로젝트

에쿠니 가오리 『낙하하는 저녁』 : 마음이란 참 이상한 것입니다

by 실리뽀 2025. 10. 17.

에쿠니 가오리 『낙하하는 저녁』 : 마음이란 참 이상한 것입니다

– 사랑, 상실, 그리고 감정의 흐름을 통해 인간 내면을 탐구한 감성소설 –

1. 에쿠니 가오리, 감정의 결을 그리는 작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는 일상 속 미묘한 감정을 정교하게 포착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의 문장은 단순하지만 섬세하고, 짧지만 여운이 깊습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도쿄 타워』로 익숙한 그녀의 작품 세계는 언제나 "보통 사람들의 감정"을 다룹니다. 그중에서도 『낙하하는 저녁』은 사랑과 관계의 본질, 그리고 ‘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대표작으로 손꼽힙니다.

2. 줄거리 요약 – 가호와 도루코, 두 여성의 감정선

주인공 가호는 연인 사다하루와의 관계가 끝난 뒤,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그곳에는 이미 신비로운 여자 도루코가 살고 있었죠.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성향을 지녔지만, 묘하게 끌리며 동거를 시작합니다. 가호는 도루코를 통해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점점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불안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소설에는 명확한 사건도, 극적인 결말도 없습니다. 대신, 인간관계의 미세한 온도 차사랑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시간의 흐름이 잔잔하게 그려집니다. 마치 노을이 질 무렵의 공기처럼,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정서가 이야기 전반을 감싸고 있습니다.

출처: 소담출판사

3. 작품의 매력 – 현실과 환상 사이를 걷는 감정의 서정시

1) 감정을 언어로 번역하는 문체

에쿠니 가오리의 문장은 복잡한 감정을 단 몇 줄로 표현해냅니다. 그녀는 설명보다 ‘느낌의 여백’을 중요시하며, 독자가 스스로 감정을 해석하게 만듭니다. 『낙하하는 저녁』을 읽다 보면 문장 하나하나가 감정의 결처럼 다가와 독자의 마음을 흔듭니다.

2) 관계의 경계에 대한 통찰

가호와 도루코의 관계는 단순히 우정도, 사랑도 아닙니다. 서로에게 기댄 듯하면서도 완전히 연결되지 않은 그 미묘한 거리감이 이 소설의 핵심입니다.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마음’ — 그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 인간의 외로움과 연대의 양면성이 드러납니다.

3)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가 흐려지는 서사

작품은 현실적인 일상과 꿈같은 장면을 오가며 독자를 독특한 몰입감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도루코는 실제 인물인지, 혹은 가호의 내면이 투영된 존재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습니다. 이런 모호함이야말로 ‘마음의 세계는 현실보다 복잡하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전하는 장치입니다.

4. 『낙하하는 저녁』을 통해 얻는 통찰

  • 사랑의 다양한 형태 – 관계는 형태보다 감정의 진실성이 더 중요합니다.
  • 상실 속에서의 성장 – 이별과 외로움은 새로운 감정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 마음의 모호함을 인정하기 – 이해되지 않는 감정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용기.

이 책은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당신의 감정이 복잡한 것은, 그것이 진짜이기 때문이다.”

5.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섬세한 문학을 좋아하는 분
  • 사랑과 관계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탐구하고 싶은 분
  •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일본 문학을 찾는 분
  •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감성소설을 읽고 싶은 분

『낙하하는 저녁』은 독자 스스로 감정을 해석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읽는 순간보다, 책을 덮고 난 뒤 더 오래 남는 이야기. 당신의 하루 끝, 저녁빛 속에서 이 소설을 만나보세요.

6. 마무리 – 낙하하는 저녁, 마음이 스며드는 시간

『낙하하는 저녁』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감정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 — 그 복잡함 속에서도 결국 인간은 서로를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에쿠니 가오리는 그 마음의 움직임을 조용히 비춰줍니다. 이 책은 결국 ‘이해할 수 없는 감정조차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문학적 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