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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숙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빛나는 회복의 언어들

by 실리뽀 2025. 4. 21.

1. 책을 펼치는 순간, 따뜻한 손길이 닿는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는 작가 장명숙이 수많은 삶의 고비를 통과하며 자신에게, 그리고 세상에 던진 단단하면서도 다정한 위로의 말들로 이루어진 에세이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마치 한 조용한 산사에 앉아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차 한 잔을 마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가는 누구보다도 상처와 고통의 시간을 오래도록 경험한 사람으로서, 그 시간이 어떻게 사람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울 수도 있는지를 글을 통해 담담히 보여줍니다.

2. 삶의 조각들을 모아 꿰어낸 온기의 기록

이 책은 화려한 문장이나 꾸밈없는 수사 없이, 그저 사실 그대로의 삶의 단면들을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던 어느 날, 나는 처음으로 울었다’는 문장을 보았을 때, 나는 몇 번이고 그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머물렀습니다. 그것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독자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감춰놓은 부서진 조각들이 하나쯤은 있지 않던가요?

장명숙 작가는 외롭고 고된 현실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단순한 다짐이 아닌,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아낸 사람이 전하는 것이기에 그 울림은 진합니다. 각 장에는 작은 에피소드가 담겨 있고, 그것들은 하나하나 조용히 다가와 읽는 이의 마음을 쓰다듬습니다. 거창한 해결책이나 충고는 없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3. 책이 건네는 위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감정은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작가는 타인을 위로하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고통을 솔직하게 풀어냄으로써 독자 스스로가 위로를 발견하게 만듭니다.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잘 살아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마치 따뜻한 손난로처럼 조용히 다가와 줍니다.

특히 “나는 더이상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는 구절은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실패를 죄처럼 여깁니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고 포용할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4. 한 줄의 문장으로 견뎌낸 하루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의 문장들은 짧지만 강한 힘을 지닙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감명 깊었던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들이, 사실은 가장 위대한 하루였다.”

우리는 언제나 특별한 날만을 기억하려고 애쓰지만,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그 평범한 날들이야말로 삶을 지탱해준 본질이 아닐까요? 이 책은 그런 일상 속의 위대함을 일깨워 줍니다.

5.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가?

이 책은 특별히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닙니다. 지금은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도, 언젠가 힘든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의 안전망처럼 작용할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자기 자신을 자주 의심하거나, 스스로를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한 등불처럼 작용할 것입니다.

6. 햇빛은 정말 찬란하고 인생은 정말 귀하니까

책장을 덮고 나면 어딘가 내면이 환해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누군가 나의 눈물을 알아보고, 말없이 어깨를 토닥여 준 듯한 감정. 삶이 어지럽고, 마음이 흐릿해질 때마다 나는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을 것입니다. 어쩌면,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는 한 번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니라, 내 인생이 계속되는 동안 여러 번 곱씹어야 할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